• “서점”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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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archives.kdemo.or.kr/View?pRegNo=00731642

    이 사진의 제목은 <서점의 양서 코너에서 책을 꺼내어 보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다. 그러나 책등 아래쪽에 라벨이 붙어있는 것으로 볼 때 도서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서구권의 책 코너로 보이는데, 화질이 떨어져 어떤 책인지 살펴볼 수 없는게 아쉽다. 1965년 4월 19일에 박용수 선생이 찍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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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archives.kdemo.or.kr/View?pRegNo=00731643

    이 사진을 확대해보면, ‘외국서적’을 파는 세 개의 서점이름이 보인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게 “배문서림”이고, 그 다음은 “광문서점”” 그 뒤에 “제일서림”이 있다. 1971년 8월 13일에 찍은, 명동골목의 모습이라는데 현재 어디인지 궁금하다.”배문서림”의 경우는 사진을 확대하면 잡지의 이름이 보인다. 옮겨 적는 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일단 대개가 일본 잡지들이다. 아사히— 애뉴얼 71년도 있다. (오사카 엑스포가 열린 시기인데, 관련된 서적은 없으려나?) 종류로 보면 건축이나 여성지, 골프지 등이 보인다.

    심심한데 간판 읽기를 해볼까? 광문 서점의 맞은 편에는 미미 사진기점이, 그 뒤에는 이름 모를 치과와 전당포가 있다. 제일 서림 뒤 왼편으로 가면 전당포와 선일 미장원을 갈 수 있다. 제일 서림 뒤편에는 해방 HOTEL 여관이 있고, 대성(大成)으로 시작하는 어떤 상점이 있다. 그 뒤로는 미쟝원과 안경점이 있나 보다. 전화 번호를 뒤적거리면 찾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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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archives.kdemo.or.kr/View?pRegNo=00731637

    1973년 11월 16일의 사진이다. 청계천 6가의 사진이라고 한다. 당시 대학천에서 청계천까지 쭉 헌책방이 늘어서 있었다 한다. 헌책방의 전성기라 할 수도 있을테다. 각종 서적 도산매를 하는 활문사(다 특1호), 참고서 교과서 전문 덕우사, 역시 각종 서적 도산매를 하는 일신서림, 책 신문각도 있다. 외국서적 전문이라 적힌 큰 간판도 있다. 문구점도 있고, 문구점도 있던 모양이다. 알파서림도 있다. 그 뒤에는 국민은행이 있다. 셔터가 닫혀 있는 서점이 많고,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시간인 걸 보니 아마도 아침 출근 시간이지 않을까? 신문각의 직원으로 보이는 앳된 소년이 해맑다. 지나다 열린 공간을 바라보는 남성은 무얼 보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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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archives.kdemo.or.kr/View?pRegNo=00731641

    요사이에는 볼 수 없는 서점의 모습이다. 이 사진이 신기한 이유는 진열방식 때문이다. 폐가식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겠다. 아마 학교 앞의 서점이 아닐까 싶은데, 사전(?)의 크기가 참 작다. 포켓판인 듯 하다. 1975년 5월 22일의 사진이다.

    1980년대의 사진으로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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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은 “미문화원 방화범의 은신처였던 치악서점”이란 제목이 붙어있다. 정확한 서점 이름은 “치악산 서적”이며 원주에 위치했다. 미문화원 방화 사건은 http://db.kdemocracy.or.kr/Collection?yy=1980&evtNo=10000055 에 설명이 잘 나와있다. 나는 미문화원 방화 사건을 “김현장”과 “문부식”의 관계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 <뿌리깊은 나무>에 실은 김현장의 글에 감복한 문부식이 편지를 보내어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부식은 주범이었고, 김현장은 배후였다. 이 치악산 서적의 주인인 김영애 역시 후에 잡혀가 구속되었다. 치악산 서적에 은신하게 된 계기는 당시 가톨릭 원주교육원 원장인 최기식 신부의 주선이 아니었을지 추측해본다. (이 부분은 자료로 확인을 시도해봐야겠다. 단지 추측이다.) 오사카에 와서 든 생각인데, 서점의 역할이라는게 단지 책을 파는 공간만은 아닌지 싶다. 어쨌거나 지식을 유통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에 사람간의 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 공간일 수도 있다.

    아, 미문화원 방화사건도 사건이지만, 서점 출입구에 붙은 광고들을 보자. 하나는 아마 <리더스 다이제스트> 광고일테고, 그 아래는 <마당>의 광고다. 이 사진이 찍힌게 1982년 3월 18일이니, 잡지계의 관행상 4월호 광고들이다. (확인해보니 맞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이름 없는 죄소 번호 없는 감방”이란 기사가 톱인 것 같고, <마당>은 “시험 선수 양성소 탐방기”같은 탐방기, “매일신보를 아십니까?”, “불의 바다 대항해기”같은 기사들과 함께 “속초”, “울산”에 관한 기사가 실린 모양이다. 그 아래는 “상투틀고 미국 가다”같은 기사와 “정동철”이라는 사람의 기사가 실린 모양이다.

    그 옆 유리에는 “소설류”, “수필류”, “아동류”라 적힌 광고 있다. 무엇보다 간판에 적힌대로 “전국재고도서공급공사”니 “원주총판”(아마도 한번에 읽어야 하는 것 같다.)라 하고, 각종 양서와 재고 도서를 판매한다고 (고정형) 광고가 붙어 있다. 각종 양서라 하면, 서양서이거나 교양서일텐데, 지방의 작은 책방에서 서양서를 팔리는 만무하니, 아마도 건전한 책, 좋은 책 정도의 뜻인 양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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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은 1982년 4월 15일에 찍은 치악산 서적 내부 사진이다.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쓸데없는 소리지만 오전 11시 35분 쯤이거나, 오후 6시 55분 쯤일테다. 눈에 들어오는 책은 시계 좌측에 있는 <광명으로 가는 길>과 그 아래칸 <새한글사전> 정도다. 맨 윗칸의 왼편은 백과사전이 아닌가 싶다. 그 아래칸에도 <학습대백과사전> 시리즈가 꽂혀 있다. 사진 속 인물은 옷차림새로 보아 여성같다. 김영애 씨인가?

    다음에는 “금서”에 관한 사진을 소개하겠다.
    오늘은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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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철 혹은 날아. 연구자이며 작가.

단행본으로 <가난의 문법>(2020)을 썼고, 학술논문으로 “정부의 ‘자활정책’과 형제복지원 내 사업의 변화”(2020) “청계천에서 난지도로 – 공간정보의 생산과 도시하층민 이동의 관계에 대하여>(2023)”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