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셜 매클루언, 2008/1964,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 『미디어의 이해』, 커뮤니케이션북스: 25-36쪽

    “라디오와 같은 핫 미디어와, 전화와 같은 쿨 미디어, 혹은 영화와 같은 핫미디어와 텔레비전과 같은 쿨 미디어가 이렇게 구별되는 데는 기본 원리가 있다. 핫 미디어란 단일 감각을 높은 정세도(고해상도)에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높은 정세도라는 것은 자료가 충족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테면, 사진은 시각적으로 ‘높은 정세도’를 갖는다. 만화는 극히 적은 시각적 정보가 제시되는 데 지나지 않으므로 ‘낮은 정세도’를 갖는다. 전화는 귀에 주어지는 정보량이 적으므로 쿨 미디어, 혹은 낮은 정세도의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는 듣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적고, 듣는 쪽에서 상당량을 메워가야 하므로 낮은 정세도에 있는 쿨 미디어이다. 그러나 핫 미디어는 듣는 쪽이 참가하는 정도가 낮고, 쿨 미디어는 참가, 혹은 보완하는 정도가 높다. 그러므로 당연한 일이거니와, 라디오와 같은 핫 미디어는 이용하는 사람에게 전화와 같은 쿨 미디어와는 다른 효과를 주게 된다.
    (중략)
    글자라는 매체의 핫성(性)을 높이고, 반복성을 갖는 활자로 발전되면서 급기야 16세기의 내셔널리즘과 종교 전쟁의 동력이 되었다. 돌과 같이 무겁고 다루기 힘든 매체는 시간을 얽매는 역할을 한다. 글을 쓰는 데 돌을 사용한다고 하면, 돌은 참으로 쿨한 것이며, 시대의 차이를 없애고 단일화한다. 한편 종이는 정치의 세계[제국]에서도 오락의 세계[제국]에서도 공간을 수평으로 단일화하는 핫 미디어이다.
    (중략)
    핫과 쿨이라는, 미디어 특유의 말로 표현한다면, 후진국은 쿨이고 선진국은 핫이다. 한편 ‘도시인’은 핫이고 시골 사람은 쿨이다. 그러나 전기시대가 되어 행동 양식과 여러 가지 가치가 역전되었다는 관점에서 말한다면, 과거의 시계시대는 핫이고 우리의 텔레비전 시대는 쿨이다.
    (중략)
    그러나 핫 미디어가 핫한 문화에 사용되느냐, 쿨한 문화에 사용되느냐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있다. 핫한 라디오 미디어가 쿨한, 혹은 비문자적인 문화에 사용될 경우에는, 라디오를 오락으로 생각하는 영국과 미국의 경우와는 전혀 달라서 폭력적 효과를 나타낸다. 쿨한, 혹은 문자문화의 정도가 낮은 곳에서는 영화나 라디오와 같은 핫 미디어를 오락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쿨한 텔레비전 미디어가 높은 문자문화의 세계에서 나타낸 바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미디어는 적어도 그들에게는 사태를 극도로 혼란시키는 것이다.
    냉전과 핫한 폭탄의 위협에 대하여 서구 문자 문명 시대가 절대로 필요로 하는 문화적 전략은 유머와 놀이(play)이다.”

    • 미디어(pl.)는 메시지다, 미디엄(s.)은 마사지다. 이에 대해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의 영화에 대한 사유와 다다이즘과 큐비즘에 대한 여러 설명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촉각적’에 대한 해설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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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철 혹은 날아. 연구자이며 작가.

단행본으로 <가난의 문법>(2020)을 썼고, 학술논문으로 “정부의 ‘자활정책’과 형제복지원 내 사업의 변화”(2020) “청계천에서 난지도로 – 공간정보의 생산과 도시하층민 이동의 관계에 대하여>(2023)”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