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수집 여성노인의 일과 삶, 밝히지 않은 노트.

[연구보고서] 소준철·서종건(2015), 『폐지수집 여성노인의 일과 삶』, 서울연구원.
http://wp.me/p72mJ4-rv

2015/3/9: 첫 번째 질문

지금 시의적인 연구 혹은 자료가 무얼까? 이야기를 남기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도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야할까?라며 중얼거리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 와중에 계속해서 시야에 들어오는 이들이 있다. 길 위의 노인들, 도시의 노인들이다. (사실 농촌과 시골의 소작하는 노인들에 비해 더 열악한지는 모른다.. 도시에 있기에 상대적으로 빈곤해보이는지도.. 그러나 도시의 성장 속에 그들은 만원짜리 한 두 장에 삶이 흔들거린다.) 그들에게 남은 꿈은 무얼까..(손자손녀들을 키우는 꿈, 잘 죽었으면 하는 꿈일까.. 어떤 죽음을 바라는가.. 어떤 꿈을 /어쩌다/ 갖게 되었나..)

그들과 그녀들을 위해서 뛰어난 정책을 마련할 수는 없고, 그들과 그녀들을 가난으로부터 구제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이, 혹은 그들을 바라보는 차가운 혹은 동정어린 눈빛은 무언지 적어놓는 건 필요하지 않을까..(연구는 한계적이다, 다만 0-과거, 1- 현재, 2-미래 라는 축과 그들의 시선과 주변의 /개략적인/ 시선을 포착함으로 경고 혹은 회의라도 주어줄 수 있다면 일말의 가치는 있지 않을까..)

0- 흔하지만 괴로운 수사인 가난의 뿌리는 대체 뭐란 말인가. 빈민의 뿌리는 무척 깊다. (가난의 끝? 몸으로 하는 노동에 일종의 단계? 뭐 그런게 있다면 노인의 폐지와 고물줍기는 어느 장도의 노동일까? 바보같은 질문이니.. 사실 단계가 아니라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일지도.. 때때로 괴로운 도시의 단면일지도.. 커다란 국제 행사장 주변에 그 노인이 고물을 줍는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부끄러움이 아닐까? 쓸데없는 부끄러움, 그 부끄러움이 더 부끄러운 짓인데.)

1- 현재의 정치는 그들을 바라보지 않는다. 마치 사설 구빈원(?)처럼 주변의 비공식적 지원이나 자선으로 가끔의 지원을 받는다. 실상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처지는 도시락 체크나 하는 도시의 관료에 처해있으며, 구빈이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도적 지원과 시장의 지원/?/ 현황) 질문? 그들의 사정이 정책적으로 반영되지 않는건지, 그들이 자발적으로 정책 바깥으로 뛰쳐나간건지 궁금해졌다. 우리가 좋아하는 마을도 어찌할 수 없는다. 도시의 노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2- 꿈이라는게 뭘까, 주변이 생각하는 그들과 그녀들의 꿈(공무원, 대중들)이 정책으로 반영될텐데, 그들과 그녀들의 꿈과 얼마나 같고 다를까? 사실 역사사회학하겠다는 입장에서, 빈궁한 곳간을 채우겠다며 지원사업에 지원해보겠다는 심보로 머리를 굴린게다. 쭉 이어 나갈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정말이지 감춰지고, 외면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남겨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술작업이라는게 언제나 역사적 사건의 피해자만을 가리켜야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하기에, 사실 그들과 그녀들은 도시가 만든 피해자는 아닐까..

– 노인들의 이동 거리
– 노인들의 하루 벌이 (문맹 혹은 문맹이 아닌지)
– 돈은 어디에다 맡기는가?
– 벌면 어디에다 쓰는건가요?
– 어떤 종류의 고물들을 모으는지?
– 고물을 모으는 노하우(?)
– 모은 고물은 어디로 가져갑니까?
– 식사는 무얼 드시는지?


2015/4/21

중간 발표
소준철 _ 폐지수집 노인의 삶과 일 


2015/6/29: 동네, 고시원, 가구골목, 술집, 여관, 희한한 공간.

고시원에 다녀왔다.

아현역 앞에 있는 한 고시원에 들어갔는데, 이건 쪽방촌이다. 난민들이 가득하다. 방을 보여주는데, 침대는 후지고, 창문은 졸라 좁다. 게다가 에어컨은 당연히 없고, 가장 중요한 책상이 없다. 28만원이라니까 살아볼까 싶긴 했지만, 욕실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데다 옆 방에서 냄새가 너무 났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건너편에 갔다. 건너편에도 무슨 리빙텔이 있었는데, 바로 옆이 자이 공사판이었다. 아, 낮시간이면 지독한 소음이 들릴게 뻔했다. 들어갈 필요도 없겠다 싶어서 방향을 틀었다. 시간은 밤 9시. 어떡하나 싶다가, 사파리를 열고 검색을 해봤다. “아현동, 고시원”의 검색결과로 몇 개 고시원 광고 사이트가 보인다. 하나를 누르니 부근의 고시원 히스트가 있더라. 그 중에서 가격대가 가장 다양한 곳을 가봤다. 25-65였던기 그랬다. 그런데 길이 심상치 않다. 아현역에서 충현동 가는 방향에서 바로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갔다. 술집이 가득하다가 술집과 여관이 사라지고 가구점이 많아졌다. 아현동 가구골목에 들어 온 것이다. 가구골목에서 쭉 들어가 (약도에서 알려준대로) 박진희가구점 옆 골목으로 가라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대충 지레짐작으로 돌아들어갔고, 싱싱마트라는 슈퍼가 하나 보였다. 이 동네도 참 희한한 상호가 많다. 상호와 어울리지 않는 가게들! 어쨌거나 약도를 보니 대충 맞게 온 모양이다. 싱싱마트를 끼고 들어가니 목욕탕이 하나 나온다. 어두컴컴하니 희한하다. 위를 보니 고시원이 있다. 맞게 왔다.

2015/7/23: 새벽 2시.

이 시간에 낯선 동네를 다닌지도 몇 주가 지났다. (걱정과 굳이 뭣하러와 우와를 오가는 반응을 마주한다. 내 답은 뭐 그래야 할 것 같아서다.) 오르막에 있는 박스를 주워다가 평지에다 내려 놓는게 여즘 내가 하는 일이다. 박스 안에 든 온갖 쓰레기를 빼면 손이 끈적끈적해지는 때도 있고, 박스에서 벗겨낸 테입을 몸에 붙이고 돌아다닐 때도 있다. (에고, 그러고보니 고시원에 샴푸가 없다.)
이 시간에 다니는 목적은 뭐 별 게 아니다. 할매들이 실제로 다니는지 확인하는 정도다. 비오는 날도 더운 날도 바람 부는 날도 할매들은 다닌다. 오늘도 세 분을 봤다. 게다가 이 시간대 골목이 어떤 모습인지 알기 위해서다. 많이 무섭다. 고양이를 보고 놀라기도 하고, 뒤에 사람 소리가 나면 우선 경계하는 마음부터 갖게 된다. (성인 남성인 나도 뒤통수가 걱정되는데, 하물며 여성들은 오죽하겠나! 순간순간 어떤 괴담들이 떠오르는걸!) 좁은 골목에서 택시가 무척 빠르게 달린다. (근방에 사는 사람들이 어두운 골목길에 혼자 다니기 싫어 택시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본다. 꽤 많이 다닌다.)
할머니들은 보통 카트를 끌고 다닌다. 흔히 가지고 다니는 알루미늄으로 된 카트말이다. 활동하는 시간대가 너무 다양하고, 노동의 시작지점과 끝지점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이 동네에 점조직으로 된 어떤 거대한 그룹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얼굴들을 마주하고 있다. 미칠 일이다. 분석이 불가할 정도라는 점도 있겠지만, 어르신들의 야밤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경을 목도하는 건 무척 괴로운 일이다. (무덤덤하게 그녀들의 삶을 그려내겠다는 내 연구 목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니, 이제는 무척 화가 난 상태다.
현 상태를 살펴보면, 동네 내부에서 어르신들에 의한 생산활동이 없다. 다시 말하자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경쟁적인) 동사무소의 노인일자리 사업이거나 박스나 종이를 줍는 일이다.
창신동이나 신당동이나 가리봉동의 상황은 어떤지 가서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배드타운은 어떻게 형성되었나?” 새로운 질문이 다시 주어졌다. (괴로움이 지독한 밤에 다시 던지는 질문이다.) 역사적으로 가난한 지역이었기 때문인가! 이 배드타운은 옛 사대문 바깥의 버짓한 베드타운의 역할을 도맡았고, 값싼 주거의 확장은 되려 동네 자체가 가진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건 아닐까? 일견 맞을테다. 그렇다해도 동네 작은 슈퍼가, 목욕탕이, 정육점이 사라지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인구가 유입되었음에도 기존의 상권이 무너져버린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복지 구멍인가? 에이, 속이 편한 국가만능주의적 답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사람은 많지만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비싸서? 더러워서? 오래된 물건일 것 같아서? 복합적인가? 중간 규모의 마트가 들어와서?
이런 상황에서 마을을 운운하는 건 순진무구한 의견이다. 동년배 그룹이 있다면, 그들은 대개 비슷한 처지다. 어려운 사람이 백이 모이면 더 나아질거라 생각하나? 자, 그럼 복지 테두리의 확장을 주장하는 건, 정책의 대상 범주를 넓히는 일이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가능치가 않다. (대체 몇 년 전에 뽑은 그 많은 수의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은 대체 어디있는건가? 그들의 투여로도 파악 불가능한거라면 “파악”이라도 할 수 있게 더 늘려야 하나?)

2015/8/12: 관찰의 일부.

연령은 70대 초반

남/녀
녀성은 빌라 구석 박스 쌓은 것 뺌
남성은 가만히 보고 있음
박스 더미 양이 상당함
책도 주움
이 곳은 어쨌든 가구단지도 역할을 함
남성은 지켜만 봄 걷는데는 문제 앖음
거스레인지 박스 상 선풍기 운동기구 등
박스가 가장 많음

2015/9/10: 어설픈 자료로 보고회에 가다.

발표회
20150910 _ 유인물 Fin_ 0910


2015/11/1: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첫째, 문전수거 방식 배출 쓰레기 수집
둘째, 상업지구의 쓰레기 수집
셋째, 재활용정거장의 쓰레기 수집
넷째, 분리수거망에서의 쓰레기 수집 .
다섯째, 댓가로서의 쓰레기 수집
여섯째, 지역주민들의 도움으로 쓰레기 수집


결과물 일부 

최종 결과물 미간행.

Junchol Kim So

도시 연구자, 서울을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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