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짧은글

  • [기고] 거지말, 암호 그리고 궂긴 도시생활

    [기고] 거지말, 암호 그리고 궂긴 도시생활

    『걷고싶은도시』94호(2018 봄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웹에서의 가독성을 위해 각주를 제거한 상태이니, 더 정확히 읽고 싶은 분은 위 링크를 눌러 pdf로 읽어주세요 들어가며 “종소리울린다삼천만일어서라 / 썩은것때묻은것샅샅이불살라서 / 바르고새로운것하나하나고쳐가는 / 슬기로운사자들의엄숙한얼굴위에 / 아밝아오는희망의아침 / 동포여뭉쳐라 / 혁명의이념아래아밝아오는희망의아침 / 동포여뭉쳐라 / 혁명의이념아래” – <재건의노래> 1969년, 소설가 이호철은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서울은 현대도시의 외모를 갖추면서 사실은 공포의 지대로…

  • 1시 서울역 앞 풍경

    1시 서울역 앞 풍경

    #1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삼십여명 이상으로 보인다. 줄이 길다. 택시 승강장에 들어오는 택시가 없다. 어떤 아저씨들이 줄 선 사람들에게 와 “어디에 가”라거나 “어느 방향이세요” 혹은 “부천, 인천 가실 분”이라 말을 건다. 택시 호객꾼은 맨첫번째 횡당보도에서 택시 대기줄 사이를 오간다.흥정을 하고, 여기에 응한 사람들은 근처에 세워진 합승차에 타거나, 빈차 표시등을 끈 택시에 가서 탄다. 물론…

  • [기고] 조선족 동포 생활공간의 형성과 변화

    2017년 12월 4일 10시, 『걷고싶은도시』 편집위원 소준철이 「한중포커스신문」 문현택 대표를 만났습니다. 문현택 대표는 흑룡강출신으로 연길에 살다가 1994년, 한국에 왔습니다. 1997년에서 2001년까지 산자교회의 김해성목사와 함께 이주노동자운동에 참여했습니다. 현재는 조선족 동포 사회의 언론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현택 대표를 만나 시기별 조선족 동포의 생활공간 형성과 궤적을 추적했고, 재구성하여 ‘이야기체’로 옮겼습니다. 무엇보다 1980년대의 ‘친척초청’을 통한 방문 이야기와 1990년대초의 ‘성남’에…

  • “대지를 보라”

    도시연서 17-5에 기고한 “대지를 보라” 소개 http://www.dosi.or.kr/newletter/소준철/ 친한 친구가 도시를 어떻게 정의할지 물어왔다. 사전을 펼쳤다. “일정한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은 지역”이란다. 고개가 갸울어진다. 뭐라 말해야 할지 무척 난감했다. 연구자(지망생)으로 ‘사람이 많은’ 동네라 하기엔 격이 떨어지고, ‘도시의 빈곤’의 연대기를 적는 처지인데, 국가의 ‘중심’이라거나 발전의 주체라거나 시골과 대립한다는 식의 정의는 어딘가 한 편이…

  • [도시단신] 응답 않는 방과 고독사

    신문기사를 읽다보면 겨울이 됐다, 싶을 때가 있다. 꼭 이맘때 신문엔 사각지대에 대한 르포르타쥬 형식의 특집기사나 정책 소개가 실려있기 때문이다. 요사이엔 고독사 이야기가 부쩍 늘었다. 경제적 이유, 도박빚, 급사 등 그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그 수치도 늘고 있다. 문을 두드려도 “응답 않는 방”이 늘고 있다랄까. 대개는 알뜰살뜰하지는 않아도 서로 챙기는 이웃하나 없는 도시의 사태다.…

  • [도시단신] 욜로와 도시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뉴스레터 도시연서 2017/7에 게재한 “도시단신”입니다. #0 욜로와 도시 한창 유행인 단어의 도시적 의미에 대한 나름의 고민을 털어내겠다. 요사이 ‘욜로’라는 말이 유행이다. 일종의 자기-해석틀로 사람들이 믿고, 한편 언론은 대중을 상대하는 해석틀로 자주 애용하고 있다. 무한도전에 나오고 나서 정점에서 하향곡선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욜로는 꽤 중한 ‘생활신조(生活信條)’로 여겨진다. 25년 전, 신해철은 도시인이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도시인/1992)’로 불렀지만,…

  • [도시단신] ‘성매매’라는 복마전을 틀어막는 건 ‘사람 사는 일’이라는 이해가 아닐까

    [도시단신] ‘성매매’라는 복마전을 틀어막는 건 ‘사람 사는 일’이라는 이해가 아닐까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뉴스레터도시연서 2017/8에게재한 “도시단신“입니다. 성매매는 근래의 문제가 아니라 알고보면 꽤 오래된 문제다. 국가의 입장에서란 파악되지 않는 ‘불법인 경제행위’이며, 윤리적인 혹은 규범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그래서 법과 제도에 따라 단속의 대상이며, 규제와 처벌의 대상이다. 도시에서의 성매매란 매수자와 ‘매도자’, 업주 그리고 단속주체의 전략이 끊임없이 변하기에 쉽게 풀리지 않는 난제 중 하나다. 이중 정부는 성매매를 규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 인터페이스라는 알고리즘 은폐법

    니체는 “우리의 필기-장치(혹은 도구)가 우리의 사유를 구성한다(Our writing equipment takes part in the forming of our thoughts)”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인간이 (특정한 의식과 사유방식에 의해) 도구를 사용하는게 아니라, 실상 매체가 인간의 삶을 결정한다. 예컨대, 키틀러는 “알고리즘은 미디어의 내용이 어떤 감각적 장에 속하든지 전혀 상관하지 않으며, 결국은 모든 것이 앨런 매디슨 튜링(Alan Mathison Turing)이 1936년…

  • 그와 나: 내가 이곳에 남은 이유.

    #4 한 친구가 물었다. “(석사 이후 박사과정을) 그 좋다는 관악산 학교로 옮기든 강북으로 가든 유학을 가든 하지, 왜 이 학교에 남았느냐. 더군다나 사회학 한다며, 하필 역사사회학은 또 뭐냐. 앞으로도 먹고 살기 진짜 힘들겠다.”고. 별고민 없이 “그같은 지도교수가 없으니까, 뭐 학비도 싸고. 사람들이 이름도 모르는 삼류 처지라 해도, 나야 뭐 어차피 삼류였는데, 굳이. 나같은 삼류한테도 괜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