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Junchol Kim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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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부하는 사람이에요. 내가 하는 공부를 봐주세요, 편견 말고요.
예전엔 괴로웠지요. “가톨릭대라 죄송합니다.” ‘상위권’ 대학(원)으로 학벌세탁 안 하고 (전)성남 시골, (현)비싸진 판교에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다녀 ‘더’ 죄송합니다”, 라 말해야하는가 싶었던 사건들이 소소하게 있었습니다. 대학원 진학의 사유를 물으면 “한중연에 가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라 말했지요. 돌아오는 건, “로만틱”, “아이디얼”, “착하다”니 “의지가 있는” 따위의 형용사, 그리고 걱정스럽다는 듯 “물정을 모른다”니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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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 츠루하시 어슬렁거리기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의 “도시연서” 2018/3에 기고한 관찰기(여행기)입니다. 바로가기 ‾개요 • 작성자: 소준철 • 가본도시: 일본 오사카 츠루하시 (大阪府 生野区 鶴橋) • 날짜: 2016년 1월 4일 – 2016년 2월 27일 중 어느 날 • 날씨: 0-10도를 오가는 기온, 대체로 맑은 날, 종종 비가 내림 • 동반자: 없음 • 교통수단: 자전거를 구입했음. 멀리 갈 때는 전철 이용. •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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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잃은 집, 도시의 빈집
(ㅎ신문사 기자 말대로) 빈집은 ‘공가’나 ‘폐가’로도 불린다. 빈집이 주는 뉘앙스는 유별나다. 공가(空家)는 일본식 표현으로 다소 낯선 반면, 폐가는 공포를 자아내는 표현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단어는 ‘공가’다. 가령 얼마 전 다녀온 성북구와 노원구의 일부 재개발예정지의 빈집 대개엔 빨간 페인트로 찌익 그려놓은 ‘공가’라는 글자가 그려져 있다. 따지고보면, 비어있는 집을 가리키는 이 세 단어는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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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자.
2년 전, 골목을 다니며 재활용품을 주워다 고물상에 팔고 다녔습니다. 버리는데 익숙한 녀석이 주우러 다닌 셈인데, 책상에 앉아 법령 혹은 정책, 과정이나 층위를 시각화한 ‘흐름도’나 ‘계층도’ 만으로 알 수 없던 게 있더군요. 눈에 잘 안띄는 감각 말이지요. 첫째, ‘쓰레기 없는 골목이 없다’는 뻔한 발견과 쓰레기를 만드는 게 도시사람의 풍속은 아닌지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이 풍속은 공업(과 물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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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우리는 허세와 은폐와 미화를 용인해야 하는가?
<도시연서> http://www.dosi.or.kr/newletter/소준철-2/ 도시의 겨울은 혹독하다, 언제나. 게다가 ‘국가 행사’를 앞둔 겨울은 대개 더 혹독하다. ‘개발호재’ 혹은 ‘난개발’이 이루어진다. 분명한 건, 평소와는 달리 유난한 변화가, 혹은 그런 바람이 피어나는 시기이다. (동아시아는 그 유난함이 유별나다,는 지적도 있다.) 어쨌거나, 이번 달, 매일경제에 <평창가는 첫 길목 ‘부끄러운 민낯’>이란 기사가 게재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판에 직면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올림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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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거지말, 암호 그리고 궂긴 도시생활](https://juncholkimso.me/wp-content/uploads/2018/04/noname01.png?w=543)
[기고] 거지말, 암호 그리고 궂긴 도시생활
『걷고싶은도시』94호(2018 봄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웹에서의 가독성을 위해 각주를 제거한 상태이니, 더 정확히 읽고 싶은 분은 위 링크를 눌러 pdf로 읽어주세요 들어가며 “종소리울린다삼천만일어서라 / 썩은것때묻은것샅샅이불살라서 / 바르고새로운것하나하나고쳐가는 / 슬기로운사자들의엄숙한얼굴위에 / 아밝아오는희망의아침 / 동포여뭉쳐라 / 혁명의이념아래아밝아오는희망의아침 / 동포여뭉쳐라 / 혁명의이념아래” – <재건의노래> 1969년, 소설가 이호철은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서울은 현대도시의 외모를 갖추면서 사실은 공포의 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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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서울역 앞 풍경
#1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삼십여명 이상으로 보인다. 줄이 길다. 택시 승강장에 들어오는 택시가 없다. 어떤 아저씨들이 줄 선 사람들에게 와 “어디에 가”라거나 “어느 방향이세요” 혹은 “부천, 인천 가실 분”이라 말을 건다. 택시 호객꾼은 맨첫번째 횡당보도에서 택시 대기줄 사이를 오간다.흥정을 하고, 여기에 응한 사람들은 근처에 세워진 합승차에 타거나, 빈차 표시등을 끈 택시에 가서 탄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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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선족 동포 생활공간의 형성과 변화
2017년 12월 4일 10시, 『걷고싶은도시』 편집위원 소준철이 「한중포커스신문」 문현택 대표를 만났습니다. 문현택 대표는 흑룡강출신으로 연길에 살다가 1994년, 한국에 왔습니다. 1997년에서 2001년까지 산자교회의 김해성목사와 함께 이주노동자운동에 참여했습니다. 현재는 조선족 동포 사회의 언론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현택 대표를 만나 시기별 조선족 동포의 생활공간 형성과 궤적을 추적했고, 재구성하여 ‘이야기체’로 옮겼습니다. 무엇보다 1980년대의 ‘친척초청’을 통한 방문 이야기와 1990년대초의 ‘성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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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를 보라”
도시연서 17-5에 기고한 “대지를 보라” 소개 http://www.dosi.or.kr/newletter/소준철/ 친한 친구가 도시를 어떻게 정의할지 물어왔다. 사전을 펼쳤다. “일정한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은 지역”이란다. 고개가 갸울어진다. 뭐라 말해야 할지 무척 난감했다. 연구자(지망생)으로 ‘사람이 많은’ 동네라 하기엔 격이 떨어지고, ‘도시의 빈곤’의 연대기를 적는 처지인데, 국가의 ‘중심’이라거나 발전의 주체라거나 시골과 대립한다는 식의 정의는 어딘가 한 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