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 도시에서 대학은 어떤 존재인가? 일자리 양성소? 혹은 교육/연구기관?

도시연서 19-3호

<걷고싶은 도시>가 지난 겨울호에서 다룬 캠퍼스 타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26일 서울시는 “2019년 서울 캠퍼스타운 실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3년 동안 축적된 고려대학교(성북구)의 계획을 토대로 광운대학교(노원구), 세종대학교(광진구), 중앙대학교(동작구)에서 캠퍼스타운 사업이 확대시행되는 셈인데요. 대학의 특성화를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으로,보통은 창업을 집중육성해 창업가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이 4개교는 종합형으로 창업 일자리 양산, 주거/문화/상업 재생 등이 모두 포괄되어 있고, 개별 사업 단위로 추진되는 단계형(1단계 13개교, 2단계 15개교)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대학 내 창업 공간과 창업 프로그램 운영은 2000년대 중반부터 쭉 이루어져 왔습니다. 창업회사 수와 참여 학생 수의 증가는 있었지만, 시장에 안착한 회사에 대한 평가나 이해는 없었고요. 결국 정책의 단기적 성과에 매달린 상황입니다. 물론 대학 내에서 다양한 창업 시도가 이루어지는게 먼저가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학의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창업’뿐인지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창업을 통해 현재의 시장 구조를 변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도 말입니다.

시정부의 캠퍼스타운 정책은 이전의 중앙정부-대학 간의 창업 지원정책이 시정부-대학으로 확장되고, 여기에 지역공헌 프로그램 몇과 대학가 재정비 사업이 추가된 사례로 보입니다. 핵심은 지역 내 창업공간을 통한 인력의 확보로 보입니다. 몇몇 기관의 아이디어를 보고 나니 각 대학이 지역에 대해 가지는 일관된 면모가 있었습니다. 첫째, 낙후된 지역, 둘째, 청년 일자리의 문제, 셋째, 창업을 통해 일자리와 지역문제의 해결. 이런 구조이죠. 너무 순진하달까요. 앞선 창업 프로그램의 논리와 꼭 닮아있습니다. 평가 역시 장기적인 안은 존재하지 않구요, 또 지역의 특수성도 찾아보기 힙듭니다. 캠퍼스타운은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인 대학이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연구와 실험을 통해 지역의 개선을 주도하는 거라 봅니다. 별다른 노력 없이 (몇 개월의 준비로) 대학의 자원을 지역에 도입하고, 대학에 종속적인 지역으로 변모시키는게 아니라요. 시작한지 얼마 안된 사업을 두고 잔소리를 하는 모양새라서 껄끄럽긴 합니다만, 도시에서 대학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길 희망하며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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