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부에서 냉장두부로 -‘신선’이라는 감각과 대량소비사회의 형성
요약
이 연구는 냉장두부의 일상화 과정을 통해, 한국사회가 대량소비사회로 이행하는 데 감각 질서의 재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한다. 식민지기 이래 두부는‘따뜻해야 신선하다’는 감각 질서 속에 놓여 있었으며, 이 감각은 냉장 수단이 부재한 유통 구조 아래에서 형성된 것이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국가는 식품위생제도화와 생산공장의 대형화를 통해 두부 산업에 개입했으나, 생산 과정에 집중된 이 시도는 소비자의 온두부 선호라는 감각 질서와 충돌하여 한계를 드러냈다. 전환의 계기는 1980년대 중반 사기업이 주도한 유통과 소비 경로의 혁신이었다. 콜드체인 체제의 도입은 두부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감각적 기준을 촉각(뜨거움)에서시각(투명한 포장, 유통기한)과 촉각(냉장 온도)의 복합적 체계로 전환시켰고, 두부를 둘러싼 신뢰의 기반을 두부장수와의 대면적 관계에서 냉장 체제라는 물질적시스템으로 이동시켰다. 이를 통해 두부는 당일 소비의 즉시성에서 냉장 보관을통한 저장성의 식품으로 재편되었으며, 대량소비 가능한 표준화된 상품이 되었다. 이 연구는 대량소비사회의 형성이 생산 체제의 확립이나 제도적 규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상품을 감각하고 신뢰하는 방식이 사회적으로 재구성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 작업의 변
어쩌다 음식과 감각 연구에 진입. 현대사회에서 중한 건 ‘공산품’의 등장과 유통에 관한 것임. 기존 연구는 국가 정책, 회사 전략 등만 살펴보았는데, 나는 소비자의 선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주목하고 싶었음. 즉, ‘신선’이라는 감각을 매개로 ‘신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궁금했고, 이것이 대량생산-대량소비의 핵심 매개 중 하나라고 생각함. 즉, 1980년대 이후 대량소비사회의 등장에는 소비자의 감각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고, 이후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뢰’ 만들기 작업이 다층적으로 이루어지며 현대 사회로 이행한다고 가정하고 있음. 또한 여기서 한 가지 더 나아간다면, 아마도 추가 작업에서 진행하겠지만, 소비만 고민할 뿐, 생산과 처리라는 전후 과정에 대한 인식이 소실되는 과정도 있었다는 걸 밝힐 계획. 아마도 그 이야기는 (소비 없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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