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과 살림> 21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은 <모심과 살림>을 확인해주세요. 책 읽으러 가기
“‘똥오줌의 하수화’ 과정은 도시와 농촌이 분리되는 과정을 보여 주며, 의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공중위생의 도시적 실천화 과정 역시 잘 보여 주는 사례다. 1960년대 후반에는 똥오줌의 비료화 금지 정책에 따라 기존 똥오줌 수거 체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한다. 게다가 1960년대 후반 인구가 5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은 급증한 인구만큼 늘어난 똥오줌에 따라 수거와 처리의 행정적 어려움이 극대화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현시점에서 똥오줌은 『하수도법』을 통해 “(분뇨로서) 수거식 화장실에서 수거되는 액체성 또는 고체성의 오염 물질(개인 하수처리시설의 청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포함한다)”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공공하수처리시설이 아닌 그 어떤 처리 방법도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물론 엄격한 똥오줌의 제도적 하수화는 결과적으로 다수의 공리를 보장했으며, 한국 사회의 위생 수준과 공중 보건의 수준을 높였다는 점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다만, 강력한 제도화를 기초로 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새로운 상상’의 가능성이 극히 낮아진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예컨대, ‘똥오줌의 쓸모’를 말할 수 없는 상태 말이다.”
“이 상황은 ‘과학’과 ‘대안’이 부딪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사회를 반성하기 위해 우리는 강력한 통치가 무엇에 의해 어떻게 가능했는지 다시금 살펴야 한다. 더욱이 한국 사회가 ‘과학’과 ‘대안’이 부딪히는 처지임을 인정해야 한다. 20세기의 어떤 순간에 강력하게 구축된 과학적이며 공학적인 생태계를 돌아보며, 어떤 이점과 한계가 있었는지 명확히 살펴보는 데서, 그 사잇길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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