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평화저널 플랜P 11호(2023/3)에 기고한 글입니다. 비정상이란 무엇인가 근대 사회에서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개념은 일상용어로 사용될 만큼 익숙한 대립개념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근대에 들어 정상의 개인들이 살아야 하는 존재이며, 비정상의 개인들이 죽어야 하는 존재로 구분되고, 인간이라는 종에도 우등한 인종과 열등한 인종이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보았다. “열등한 인종(퇴화된 인간이나 비정상적 인간)이 좀 더 사라지고, 비정상의…
한국일보 11월 12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10814230001445 입동이 지났다.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준비라 할 건 딱히 없다. 그저 옷장 속 옷의 배치를 조금 바꾸는 정도다. 손이 쉽게 닿는 자리에 겨울옷을 두고, 이불을 갈고, 창에 단열재를 붙이면 거의 끝이다. 과거와 달리 집에 땔감이나 연탄을 쟁여 두지 않아도 되고, 음식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게 따로 조리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의…
한국일보 2022년 10월 15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01115040005525 고물의 탄생 곧 있을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집을 둘러보며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살펴봤다. 잔뜩 오염된 가스레인지, 10년이 넘자 느려진 컴퓨터, 고장 난 프린터,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선풍기, 오래되어 삐걱대는 책상, 금이 가기 시작한 책장, 촌스러운 의류, 코팅이 벗겨진 냄비와 프라이팬, 주인을 잃은 전선이 추려졌다. 고백하자면 버려도 될 것과 버리기…
한국일보 2022년 9월 17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91215110000564 8월과 9월 내내 한반도에는 커다란 비가 몰아쳤다.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와 역대급 위력의 태풍 ‘힌남노’가 연이어 닥쳤다. 빗물은 길과 하수도를 따라 흘렀다.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어떤 지역에서는 물이 고여 집과 가게, 주차장과 거리가 침수됐다. 비가 그치고 나서야 피해의 이유가 드러났다. 반지하 주거지역의 사람들은 살기 위해 위험을 떠안다 희생됐다. 안전보다 개발이 먼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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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철. 사회학 연구자 혹은 작가.
junchol.kim.s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