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은 15개로 쪼개져 재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해제되었다. 4개 구역(1구역, 2구역, 5구역, 7구역)은 착공에 들어갔고, 4개 구역(3구역, 4구역, 6구역, 10구역)은 재개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6개 구역(8구역, 9구역, 11구역, 12구역, 13구역, 15구역)은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됐으며, 1개 구역(14구역)은 현재 재개발 구역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에 대한 정비란 기반시설을 새로이 확충하고 낙후된 주거지와 상업지를 새로운 주거지와 상업지로 바꾸는 장점이 분명 있다. 그러나 낙후한 상태에 대한 모호한 기준과 대단지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재개발 사업에서 조합과 건설사의 투기로 이어지는 일이 흔하다.
1970년대부터 ‘현대화’를 빌미로 시작한 판자촌과 오래된 상업지를 없애는 재개발이란 오래된 답에 회의하게 된다. 무엇보다 대단지 개발은 오래된 몇 동네를 단번에 밀고 이뤄진다. 또한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는 자들은 속절없이 밀려나게 될 뿐이다. 무기력하게 떠나야 할 자리에 남아 버티는 사람들의 삶이란 불법에 몰리기 일쑤고, 불안하고 두렵다, 무기력함에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들도 있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까지 나왔다. 그나마 구역 해제의 가능성이 열렸지만, 조합과 건설사, 더욱이 언론으로부터 일을 망친 이기주의자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원치 않았으나 전체의 논리에 의해 자신의 주거지가 사업 대상지가 되고, 떠나야 하는 상황은 불쾌를 넘어 폭력의 현장이다.
이제는 답을 찾아야 한다. 재개발에 관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법 개정을 말한다. 재개발과 관련한 법은 여러 차례 갈등을 야기한다. 재개발의 시행의 편의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보상을 담보할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2009년 용산참사 이후, 재개발 지역 세입자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영업손실보상금이 3개월분에서 4개월분으로 늘어난 정도다. 어떤 경우에는 제한적인 이사비 정도만 받고 쫓겨나듯 나오는 경우도 있다. 미처 나가지 못한 사람들은 갑작스레 철거에 대비해 “사람 살고 있음”이라 붙여놓기도 했다. 도시미화로 새건물이 들어서고 경제적 가치가 오르겠지만, 사람들을 마구 대하며 잃는 과정이다.
어쨌거나 현재의 문제는 노후지를 대규모 재개발로 풀어야 한다는 사고에 있다. 대단지 개발이 아닌 재개발(과 정비)의 규모를 작은 단위로 나누자는 제안이 가능케 할 방법 역시 고민해야 한다. 도시재생과 같은 궤도에 있을 수도 있지만, 실질적 물리적 재개발의 방법 자체에도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순히 세금과 보상을 연동한 현재의 보상제도도 분리할 필요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제도적으로 증명한 만큼을 보상하는게 아니라, 이주에 대한 전반적인 생활의 비용을 보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개인의 ‘재산권’을 빌미로 손을 놓고 있는 행정당국의 ‘중재’의 묘가 필요하다. 따지고보면 지금까지 너무 쉽고 간편한 방식의 재개발만을 해왔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발생해 온 문제들을 더 이상은 모른체 지나쳐서는 안된다. 앞으로 해당 지역 세입자의 이주에 대한 보상 대책과 상업지역에서의 생계 유지를 위한 보상에 대한 방법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강제대집행이라는 이름의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없애야 한다.
관련 기사:
‘용산참사 9주기’ … 눈물도 얼어버린 장위동 철거민들 2018/1/20,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11916265410804
철거민 조한정씨가 마지막까지 버틴 이유, 2018/3/30, 국민일보
장위동에서 무슨 일? … 서울시,성북구청, 노후지역 ‘외면’, 2018/5/18, 매경 (*이 기사는 조합원에 대한 비난조의 기사다.)
http://vip.mk.co.kr/news/view/21/31/98930.html
“재개발 날강도” 아침 8시 유서 … 보상 40만원 장위동의 비극, 2018/5/23, 한겨레
‘용산 참사’ 9주기… 여전히 강제 집행에 노출된 장위동 철거민들, 2018/1/20, 천지일보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485451
한국은 80년대 재개발 보상법, 선진국은 주민 90% 동의, 2018/5/23,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