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우리는 허세와 은폐와 미화를 용인해야 하는가?

<도시연서> http://www.dosi.or.kr/newletter/소준철-2/&nbsp;

도시의 겨울은 혹독하다, 언제나. 게다가 ‘국가 행사’를 앞둔 겨울은 대개 더 혹독하다. ‘개발호재’ 혹은 ‘난개발’이 이루어진다. 분명한 건, 평소와는 달리 유난한 변화가, 혹은 그런 바람이 피어나는 시기이다. (동아시아는 그 유난함이 유별나다,는 지적도 있다.)

어쨌거나, 이번 달, 매일경제에 <평창가는 첫 길목 ‘부끄러운 민낯’>이란 기사가 게재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판에 직면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올림픽을 앞두고, “이 지역을 당장 정비할 방법은 없다”며, “단기 대책으로 임시 펜스라도 설치해 서울도심의 민낯이 드러나는 걸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남의 입을 빌려다) 제기한다. 즉, ‘손님’들의 ‘가시권’에 드는 ‘노후지역’을 (임시적이나마) ‘도시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가시권’을 ‘미화’하여 ‘세계’에 ‘발전(상)’을 과시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는데, ‘세계의 시선’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극히 타율적인 자세다. 이러한 논지에 기초한 비판은 허핑턴 포스트, 슬로우뉴스, 미디어스, 아임피터 등의 반론기사를 살펴보길 바란다. 매일경제의 해당기사의 한계를 열심히 지적하고 있고, 대개는 개발 우선주의의 삐뚤어진 욕망이며, 국민을 ‘처분’하는 국가의 부당한 폭력적 절차에 대한 비판이다. (당연한 일이다.)

다른 질문을 던져보자. 가리자는데, 정말 가리길 바라는 걸까?

여기에는 묘한 표현이 있다. 용산지역을 “당장 정비할 방법은 없다”, 그러니 “단기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노후지역 가운데 “아직 선정이 안 된 지역도 있어 여의치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필요한 게 , ‘가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기자는 ‘서부이촌동 개발 사업’을 요구하고도 있다. 이래서 참 볼썽 사납다. 모두가 기억하듯, 2009년 1월 20일, 용산4구역 철거현장에서 세입자 2명, 전철연 회원 2명,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용산4구역 철거현장 화재 사건)가 일어났다. 이 기사는 이에 대한 업자의 반성 없는 욕망을 고스란히 보이는 건 아닐까?

재개발, 혹은 도시재생에 관해 하나만 확실히 해두자. 변화는 필요하다, 다만, 이윤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주민과 그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 성장했다며 허세를 부릴게 아니라, 그로 인한 문제를 차근히 풀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의를 빙자해 미화할 게 아니라, 우리가 꼭꼭 숨긴 욕망을 꺼내어 해체하거나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덧붙임>

1988 하계올림픽과 그 영향을 살펴보고 싶다면,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1980년대 – 스포츠공화국과 양념통닭>(창비, 2016)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다소 까다롭지만 박해남(2016)의 “1988 서울올림픽과 시선의 사회정치”(<사회와 역사> 110권)도 읽는게 좋다.

매일경제, <평창가는 첫 길목 ‘부끄러운 민낯’>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36092

허핑턴포스트, <‘평창 손님에 부끄러우니 낙후지역 가리자’는 이 기사는 80년대 기사가 아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8/…/17/story_n_19017328.html

슬로우뉴스, <올림픽이 우리 안의 괴물을 보여주는 방식>
http://slownews.kr/67860

미디어스, <매일경제의 ‘평창 가는 길’은 “부끄러운 민낯”>
http://m.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

아임피터, <기자에게 역사 공부가 필요한 이유>
http://theimpeter.com/42151/

Junchol Kim So

도시 연구자, 서울을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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