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에게,
#1
“시대별로 상징적인 한국 시인들의 계보”를 찾는다면, 문학사 가운데 시문학 분야에 해당하는 부분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우창(2007)의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김우창의 평론집입니다. 시의 장소성과는 관련이 없지만, 한용운, 김수영, 신동엽, 정현종 등 주로 일컬어지는 시인의 시에 대한 읽어볼만한 평들이 있습니다. 또한 김준오(2009, 『현대시와 장르 비평』, 문학과지성사)의 「제1부 현대 시사와 장르 비평」를 읽어보면 도움이 되려나요. 구입하지는 마시고, 빌려다가 훑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는 고은의 일기나 김수영의 수필, 혹은 다른 이들의 일기나 수필등을 뒤져가며 찾는 방식도 있습니다. 업으로 삼는 사람이거나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누구의 것을 먼저 봐야 하는지부터, 어떻게 정리해나갈지까지 문제가 되는 힘든 작업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상징적 장소가 들어있는 시”는 흔히 유명한 시 가운데 많지는 않습니다. 굳이 근대-한국시의 역사를 살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장소를 위주로 시나 시인을 소개하는 책 몇 권과 기사 몇 개를 권합니다.
#2
우선 읽어볼 만한 연구논문으로는 아래 이동하 교수의 글이 있습니다. [이동하, 1994, 「국문학, 국어학과 서울연구」, 「서울학 연구총서 1』,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https://opengov.seoul.go.kr/research/6414243 ]
혹여나 이 연구를 읽기 귀찮다면,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 21 문학작품 속 서울”( 「서울신문」, 2015/2/1: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202020002)를 읽으시면 됩니다. 위 논문을 요약한 글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명확히 장소를 설정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1920-1990년대까지의 시대상과 흐름을 밝히려는 목적으로 시를 골랐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다음 책이 잘 도와줄 겁니다: 류신, 2013, 『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 민음사
일독을 권합니다. 1990-2000년대의 서울을 문학으로 다시 그려낸 작업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3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와 서울시가 진행한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서울 시 문학 기행”을 간략하게 소개한 기사로 “서울의 시 문학기행”(「월간 조선」, 2014년 5월호)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J&nNewsNumb=201405100001이 있습니다. 개략적으로 이런 공간을 가는구나 정도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기행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주소https://sculture.seoul.go.kr/archives/30981를 살펴보세요. 참, 이 단체는 매년 시문학 기행을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이 기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람은 김경식이란 이로써, 문학기행전문 기획자이자 시인입니다…)
#3
문학기행과 관련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은 다음과 같을 겁니다. 다만, ‘시’만을 다루지는 않으며, ‘소설’과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김정동, 2005, 「근대 시 속에서 다시 찾는 우리가 걷던 도시, 기웃거리던 건축물들」, 『문학속 우리도시기행 2』, 푸른역사.
김재관·장두식, 2007, 『문학 속의 서울: 한국문학이 스케치한 서울로의 산책』, 생각의 나무.
유진숙, 2010,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파라북스.
최재봉, 1997, 『역사와 만나는 문학기행』, 한겨레신문사.
허병식·김성연, 2009, 『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 터치아트.
그러나 장소성이 부각되거나, 주목하는 작품들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을 겁니다.
임화의 ‘네 거리의 순이’ (종로)
신동엽의 ‘종로 5가’,
김수영의 ‘국립도서관’, ‘서책’
김지하의 ‘오적’
김광섭의 ‘성북동비둘기’
오규원의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사이’
오규원의 ‘개봉동과 장미’
조영석의 ‘노량진 고시촌’
박노해의 ‘가리봉시장의 슬픈 그림자’
정호승의 ‘한강철교를 지날 때마다’
함성호의 ‘63빌딩’
함민복의 ‘서울역 그 식당’ (물론 이게 다가 아닙니다.)
또한 잘 알려진 장소 가운데 주목하거나 유의해야할 것들도 있습니다.
우선, 한용운의 “심우장”을 많이들 갑니다. 한용운은 1933년부터 1944년 사망할 때까지 살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십우송(十牛頌)’을 썼고, 소설과 불교관련 논설을 썼습니다. 잘 알려진 님의 침묵은 1920년대, 백담사이거나 ‘유심사’ 근처의 작은 집(중앙목욕탕 옆골목 두 번째 집) 등지에서 쓰였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상의 경우도 주목할만한 공간들이 있지요. 종로 2가 어딘가에 있었더라는 ‘제비’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고요, 통인동의 생가(?)가 ‘제비다방’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로 3가역 근처의 “대한보청기”가게는 박인환이 운영한 “마리서사”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권영민의 그때 그곳 <5> 시인 박인환이 1945년부터 3년간 낸 서점, 서울 종로3가 ‘마리서사’ http://news.donga.com/3/all/20130107/52094933/1)
박인환하면 떠오르면 ‘세월이 가면’에도 한 장소가 묻어있지요. 명동의 대폿집 ‘은성’이라는 곳입니다. 최불암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대폿집이지요. 지금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 표석이 있습니다.
남현동의 미당 서정주의 거처이자 작업실인 “봉산산방”과 창덕궁 근처 김지하가 운영한 “싸롱 마고”도 있지요.
이런 이야기들을 살필 수 있는 프레시안의 장규식 선생이 쓴 “서울역사산책”은 읽어볼만한 연재입니다. 10여년이 지나서, 현재는 다소 달라진 점도 적잖습니다만…
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075&page=2
그리고 앞서 소개한 서울대 권영민 명예교수의 <그때 그곳> 연재도 있습니다만, 잘 알려진 것들이라 딱히 ‘새롭다’고 할 만한 건 없습니다. 그 가운데 이 기사는 흔하지 않은 시인의 소개란 점에서 살펴볼만 하겠네요. http://news.donga.com/3/all/20130304/53434319/1 [(9) 시인 공초 오상순과 서울 명동의 청동다방]
#4
마지막으로 제안 하나, <슬픈 우리 젊은 날>이라는 3편의 시집이 있습니다. 대학가를 떠도는 시/낙서를 모아다 책을 낸 것이지요.1988-9년에 나온 책인데 최근 복각판도 나왔어요. ‘시인’의 글도 좋지만, 80년대말의 분위기를 잘보여주는 이런 글도 ‘재료’로 삼아보시는게 어떠한지요.
2016/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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