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노인의 지역 내 자원의 흐름과 이용

  • 연구 배경연구자는 2015년, 서울특별시 북서부 지역에서 『폐지수집 여성노인의 일과 삶』(서울연구원: 2015)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연구는 아현지역(마포구 아현동과 서대문구 북아현동, 충현동) 일대의 여성 노인 가운데 폐지수집 종사자의 일과 삶에 대한 민속지적 조사였으며, 재활용품 산업과 폐지수집 노인의 관계, 폐지수집 여성노인의 일의 실태, 복지 관련 제도 그리고 노인들이 생각하는 ‘복지 지원 체계’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하였다.

    지난 연구를 통하여, 여성노인 뿐만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생활을 조사할 필요를 느꼈다. 특히, 지난 연구와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 따로 보고서에 싣지 않았으나,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연구자를 시청직원으로 착각하였는지 “시청에서 나왔어? 저기 사는 노인네가 며칠째 집에서 안 나와. 한 번 가봐.”라는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방 안에만 처박혀 있는 것이 징글징글하다는 노인, 폐지를 주워 팔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그마한 슈퍼에 들러 라면을 사가는 노인, 연구자를 붙잡고 “동사무소고 복지관 같은데서 오지도 않는다.”며 한참 불평을 늘어놓다가 “수급자(기초생활수급권자를 가리킴)도 안 되고, 그 (기초생활수급권자) 노인네들이 팔자 좋지.”라 말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른 숙제를 가지게 됐다. 수치화된 자료와 특정한 상태의 환경과 조건 너머를 살펴보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그/녀들의 “생활”을 이해해야 한다는 숙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노인들의 생활과 그/녀들을 둘러싼 인간적·물질적 관계와 조건들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노인을 대상으로 삼은 앞의 연구들은 주로 사회보장 제도, 소득/소비, 건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선행된 연구에서 수치화한 결과를 통하여 노인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이해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노인들이 어떻게 제도를 이용하는지, 돈은 어떻게 벌고 사용하는지”, “어떻게 식사를 하고, 건강을 유지하는지”와 같이 “어떻게”에 대한 이해는 상대적으로 깊지 않다. 즉,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수가 특정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는 알게 되었으나,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서는 희미하게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연구는 노인들의 생활에 대한 “어떻게”라 묻는데 대한 답을 깊이있게 만들어보자는 시도이기도 하다.

     

     

  • 주요 연구 내용◦ 도시노인의 자원

    : 도시 노인에게 필요한 자원은 무엇일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의 자원이란,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자원에는 의·식·주라는 필수적인 요소 뿐 아니라, 이를 위한 경제·사회·문화적 자본까지도 포함하여 볼 것이다. 도시 노인들은 임금 노동이나 사회보장제도, 혹은 가족관계를 통하여 현금 혹은 현금에 상응하는 (바우처와 같은) 자원을 확보한다. 한편, 의·식·주의 경우 현금과 교환하거나, 공적·사적 기관이나 조직에서 조달하여 전해진 유·무형의 자원, 가족이나 이웃들이 공유한 자원 등이 있다

    ◦ 도시노인의 생활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제도와 공간

    : 지역 내에 있는 노인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살펴볼 것이다. 이때 이분법적으로 제도 내로 포섭하는 기능을 하는 지역의 주민센터와 복지관과 같은 제도적 공간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종교기관(교회·성당 등)과 골목, 경로당 등과 같은 사회적 공간 마지막으로 개인이 거주하는 집과 같은 사적 공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들 공간의 지역적 배치를 통하여, 노인들의 자원 이용 경로를 공간의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생계비’의 흐름: 자원의 조달·교환·공유
    : 공간과 제도를 중심으로, 자원이 어디에서 조달·교환·공유되고 있는지, 그 실제의 모습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다시 말하자면, 생존에 필요한 자원의 흐름을 살펴 보는 것이다. 특히, “생계비”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생계비’를 들고 어떻게 이동하여, 어떤 공간에서, 어떤 기준에 의하여 ‘생계비’를 사용하는지를 추적할 것이다.

    ◦ 도시노인과 ‘한 끼’ 식사: 자원의 이용
    : 제도와 공간은 사람들이 형성하고 있는 생활세계에 있어서 제도와 공간은 하나의 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제도적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도시락 배달사업의 예를 들어보자. 개인에 따라 배달 받는 도시락이 끼치는 영향력은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외부 조력자의 존재나 이웃과의 관계, 주거 환경의 차이 등을 포함한 각자가 처한 조건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도시락 배달이 그들의 생활세계 특히 식생활 의 자원을 조달하는 경로로 작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지역의 교회나 사회복지관, 노인정, 골목과 같은 공간 내에서의 음식물의 교환 역시 그들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식사”를 한다는 것의 의미
    – “식사를 한다”는 건 인간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행위이며, 도시 노인들의 생활세계 내에서 식생활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자신의 생활세계를 유지하는 기초이다. 다시 말하자면, 식사를 한다는 건, 도시노인들의 자원의 조달·교환·공유와 이용의 결과이기도 한 셈이다. 그러나 단순히 과정 상의 결과물로 단정짓지는 않을 것이다. 공간에 따라 ‘집단’과 ‘개인’의 식사를 비교하여, 경우에 따른 “식사의 의미”를 파악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다. 사실상 이러한 연구에서 필요한 건, 노인들의 식사가 어떠한가라는 현상의 인식에서 “어떠한” 식사가 그/녀들에게 “행복”을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2016/4/1

Junchol Kim So

도시 연구자, 서울을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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