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쥐들이 신나게 놀고 있나보다. 대화를 나누다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걸 보면 저들의 생활 속도가 무척이나 빠른 것 같다. 저것들의 소리를 들으며 쓸데없는 생각이나 해보는 중이다.

#0
저들이 내는 소리로 상상해볼 때, 천장은 합판 혹은 나무이며, 중간중간 철골자재를 사용한 걸로 추정할 수 있다. 움직이는 걸 보면, 층과 층 사이가 비어있다는 것도 당연한 추정이다. 그리고 한 녀석이 움직일 때의 소리 정도는 이제 알 수 있을 것 같다. 소리의 크기와 주기를 기억해보면 한 마리는 아닌 것 같고, 세-네 마리 정도는 아닌지 생각된다. (물론 더 많을 수도 있다.)

#1
어쩌다 저들이 이 애매한 2층과 3층 사이에 거주하게 된걸까? 저들도 갈 곳이 없어 여기로 온건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아주 오래 전 조상이 이 집에 들어와 대를 이으며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고, 오래지나지 않은 때에 들어왔을 수도 있다. 아, 놀러왔을 수도 있다. 쥐도 정착 생활을 하는건지 거주지가 필요한건지 궁금해진다. (나는 참 모르는게 많다.) 말이 통하지 않아 인터뷰를 할 수도 없고,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으려나. 뭐 동물학자들에게 물어보면 알겠으나, 쟤들도 케바케의 다양성을 갖고 있을지 모르니, 학자들에게 묻는 것만이 답은 아닌 듯 싶다.

#2
쥐는 왜, 어떻게, 얼마나 불쾌한 존재일까? 며칠 전, 찰리가 천장에서 나는 그 소리를 들었냐 묻더니 트랩을 설치해야겠다고 말한다. 그래서 트랩에 걸린 죽은 쥐는 어떡할거냐 물으니 발로 차버리겠다한다. 알고보니 죽은 쥐를 도저히 눈으로 바라보며 손으로 쥘 수 없다는 말이었다. 그와 나는 흑사병이나 쥐가 옮기는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했다. 그 시절을 살아보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숫자를 통해 그 어마무시한 시기를 참 생생하게 전달하고 느낀다. 어쨌거나 그 참사의 주범이 바로 ‘쥐’였다. (인간에 비해) 작고 빨라, 그 속도가 어마어마한데다 활동반경이 넓다. 게다가 제대로 씻지도 않으며, 어두컴컴하며 따뜻하고 습한 곳에 살아서 세균이 묻어 잘 자랄 가능성이 높다 한다. 그래서 주범으로 지목되었다.
도시에서만 자란 나도, 쥐를 보면 위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걱정부터 시작한다. (쥐가 살 정도로 불결하다는 말일테며, 병을 몰고 올지 모른다는 선입력된 정보 때문일테다.) 여담이지만, 아파트 1층을 기피하는 이유가 ‘쥐 ‘ 때문이라는 소문도 들은 적이 있는데, 쥐는 꽤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한 존재로 여겨진다. 따지고 보면 (불확실한) 어떤 가능성 탓에 불쾌하게 여겨지는 존재다.
쥐에 대한 불쾌함은 문명과 야만을 가르는 위생/청결의 의식과 습관의 유무에서 온다. 미키마우스나 라따뚜이처럼 픽션의 쥐와 실제의 쥐가 다르다는 걸 모두가 안다. 픽션의 쥐는 의인화된, 그것도 도시인이거나 신사에 가깝다. 팝컬쳐를 선도하기도 하고… 그렇기에 우리는 상상/현실, 픽션/리얼리티, 각각의 범주를 구별한다. 그 어떤 착오도 없다, 쥐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자면, 인간 대개가 상상의 쥐와 현실의 쥐를 완전히 다르다고 이해하고 있다는거다. 인간들은 쥐를 극단적으로 이해하고 써먹는다.

#3
다시 돌아오자.
저들이 만드는 이 소음, 내 입장에서 이걸 대체 뭐라 불러야 하나, 층간소음의 범주에 넣을 수 있으려나. 층과 층 사이라고 하는 게, 너무 ‘인간적’인 발상인가 반성도 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쟤들이 사는 공간 역시 층이라 한다면 역시 층간소음이 맞는건가. 조용히 자고 싶은 내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참 답답하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해보고 있다. 그리고 아마추어 인간-연구자의 처지로 또 무슨 생각에 요걸 접목시켜볼까하는 류의 어설프게 약아빠진 짓거리도 해본다.

Junchol Kim So

도시 연구자, 서울을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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