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포차는 사라져가는 민속학을 전공하는 이민재(자칭 쌀 전공)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회학을 전공하는 소준철(자칭 책 전공)이 함께 이름붙여놓은 프로젝트 그룹이다. 아마, 학문이 사라지거나 내가 사라질지 몰라 포장마차계로 진입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둘의 처지를 대변하는지도 모른다. 이 두 변두리 연구자들은 2015년 봄, 함께 황학동 만물시장과 중앙시장을 답사하고난 후, 쪼마난 포장마차에서 만 원 짜리 회접시 하나에 맥주를 마시며 결의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둘의 전공과 아무 상관도 없는 듯 보이는, 그렇지만 이 둘은 끊임없이 영감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1896-1899년에 간행된 <독립신문> 독해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두것들이 할말이 없어서 만들어 낸 “공통 주제”는 일상/생활/세계 정도이고, 취미는 (촌스러운) 탐정놀음이다. 그런데 버거니 루크만이니 하는 작자들보다 형이하학적인 것들이라, 한 인간은 가서 앉아있다가 물어보고 듣고 떠들고 보고 쫓아다니는 걸, 다른 한 인간은 몰래 가서 엿보고 엿듣고 은근슬쩍 끼어들다 도망가는 걸 나름의 방법론으로 믿고, 쓰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알바동맹이다.)
허락없이 지멋대로 소준철 자판질함.












